'너 왜 그 모양이니?'
부모님들은 자신을 탓하기보다는, 중학생 고학년이나 고등학생 쯤 된, 이미 너무나 많은 것들이 부모님에 의해 결정돼버린 자녀를 탓하곤 합니다.
코칭부모 워크숍에서 물어보면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자녀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시간을 15년 남짓으로 꼽고 있고, 일부만 20년 정도를 말하곤 하지만 대부분은 희망이라고 고백합니다. 어린 자녀들을 생각해보면 부모님, 특히 엄마는 하늘이고 우주인데 어찌하여 그 유효기간이 15년이란 말인가요...
무언가 크게 잘못되었습니다.
실제로 자녀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기가 이제 시작되려는 때에 부모님의 영향력이 줄어들거나 발휘되지 않는다면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까요? 그 중요한 시기에 아무 영향력 없이 그저 바라만 보아야 한다면... 생각만해도 끔직한 상황입니다. 도대체 왜 이런 상황이 만들어진 것일까요?
많은 경우 부모님들은 자녀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많은 경우 부모님들은 자녀들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부모이기 때문에 당연한 생각이긴 합니다. 그러다보니 자녀들의 행동이 눈에 보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많은 경우 부모님들은 의도하지 않아도 자녀들이 듣기 싫어하는 말들만 골라서 하게 됩니다.
많은 경우 부모님들은 자녀들에게 칭찬보다는 꾸지람을 더 많이 하게 됩니다.
많은 경우 부모님들은 자녀들을 기다려주기보다는 자녀가 해야만 하는 것들을 강요하곤 합니다.
많은 경우 부모님들은 자녀를 위해 악역을 대신하고 있을 뿐이라고 스스로 위안하곤 합니다.
부모님들은 자녀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니 조급해지는 겁니다.
결코 자녀들의 답이 아닌 것을 정답이라고 믿으며 자녀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아닐까요?
문제는 부모님들께서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부모님들께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답이 자녀의 답이 아님을 알게 되는 시점은 중요한 시기가 다 끝난 후이거나, 때론 아직도 모르고 있습니다.
자신의 답이 아닌 것을 강요받는 자녀들은 어떨까요?
극히 일부 자녀들에게는 맞는 답일 수 있고, 또 일부 자녀들은 그런 상황을 원할 수도 있습니다.
부모님의 유형과 자녀의 유형상 코드가 맞는 경우입니다.
그러나 결코 많지 않으니 나와 내 자녀가 그럴 것이라는 기대는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님의 영향력이 15년 안팍인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아이들은 그동안 어려서 그냥 받아왔던 부모님의 영향, 간섭, 지시, 명령, 강요, 평가, 확인, 그리고 꾸지람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입니다.
한 사람에게 필요한 해답은 모두 그 사람 내부에 있다.
이것이 코칭의 철학 두 번째입니다.
코치가 아닌 일반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기도 하며, 물론 코치도 힘든 부분입니다.
혀 밑에까지 치고 올라오는 말해주고 싶은 ‘정답’을 꾹꾹 눌러서 튀어나오지 못하도록 해야만 하는 일이니 그 얼마나 힘든 일인 것인가요. 코치들은 부모님들께서 정말로 힘든 일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철학이 코칭의 정말 핵심임을 이해해야만 합니다.
그가 답을 그 안에 갖고 있다고 전제해야만 그 답을 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됩니다.
그저 내가 알고 있다고 쉽게 알려준 답은 결코 그의 답이 아닌 것입니다.
설득력이 떨어지며, 그는 실행해야 할 의무를 느끼지 못합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이 받아왔기 때문에 이제는 별 힘도 갖지 못하는 지시와 명령 중 또 하나일 뿐입니다.
그것은 그의 것이 아니니 그의 책임도 아니라고 느끼게 됩니다.
자녀들에게 지시와 명령이 그다지 힘을 갖지 못함은 이미 많은 부모님들께서 경험해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제는 코칭하는 부모가 되기 위한 두 번째 중요한 철학에 대해 가슴 깊이 새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자녀들에게 필요한 해답은 그들 내부에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잘 들어주면서 그 안에 있는 답을 끌어내고 지지하고 격려하는 일입니다.
고맙습니다.
- 마스터코치 스마일홍 홍성민